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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나 (정미경, 백영옥, 성석제 외 4명 作)


돌아와서 우연히 읽게 된 <도시와 나>라는 단편소설집에는 성석제 작가의 프로방스를 배경으로 한 짧은 소설이 한 편이 실려 있다. 이 작품에는 아비뇽 다리 주변 풍경이 아래와 같이 담겨 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포도주 한 병과 샌드위치, 자전거와 책 한 권을 들고 강변 잔디밭에 누웠지. ... 슬슬 불어드는 바람에 솔솔 찾아오는 잠, 천국이 따로 있나 싶었어. 이러니까 사람이 사는구나. 이러니까 '아비뇽의 유수'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면서까지 7대 교황이 아비뇽에 머물렀구나......
- p.26 <도시와 나 | 사냥꾼의 지도-프로방스의 자전거 여행> (성석제 | 바람)

도시와 나

그가 묘사한 이 도시의 여유를 나 역시도 비슷하게나마 느껴볼 수 있었는 데, 바로 일요일의 아비뇽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 성벽을 따라 산책을 하였다. 아비뇽의 아침햇살은 석양과 닮은 색감을 가지고 있었다. 따뜻한 색감을 가진 아침햇살이 그림자를 길~게 늘리고 있었고, 마을 사람들은 아직 늦잠을 자고 있는 듯 고요했다. 산책을 하는 한 발자국, 한 발자국에 묻어나는 여유로움과 한적함. ‘천국이 따로 있나 싶었다.’ 




아비뇽로를 따라서 계속 북진했지. 길가에 맥도날드 간판이 보이길래 커피를 한잔 마실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을 열었는지 몰라서 그냥 지나쳤어.
p.37 <도시와 나 | 사냥꾼의 지도-프로방스의 자전거 여행> (성석제 | 바람)

소설의 이 부분을 읽으며 문득. 아비뇽과 맥도날드. 은근 인연이 깊은 듯? 혼자 생각하며 킥킥거렸다.


아비뇽에서는 머무는 동안 한 차례 갑작스런 스콜 같은 비를 맞았다. 옷이 속옷까지 흠뻑 다 젖었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상점 난간에 서서 비가 그치길 기다리고 있었다. 우산을 쓰고 서둘러 호텔로 향하는 것은 나와 내 동생뿐.

온몸이 다 젖어 방에 도착하고 나서야…
‘우리는 무엇이 그리도 급해서 서둘러 왔을까’ 싶었다.

그리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다시 따스한 햇살이 방긋!
언제 싸웠냐는 듯 금방 다시 친해지는 오랜 친구처럼 이곳 날씨는 뒤끝도 없이, 최상의 얼굴을 내밀었다. 정말 정이 가는 도시다.

저녁놀이 지는 아비뇽은 따로 건물에 따로 주황빛 조명을 켠 듯 아름다웠다. 자연의 빛이었고, 프로방스의 햇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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