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쳐 지나간 숲의 기억, 노르웨이 에방게르(Evanger) 여행, 손그림으로 다시 그리다 by istandby4u2 북유럽을 기차로 여행하며 가장 부러웠던 것은 '숲'과 숲 사이사이 '나무집' 풍경이었습니다.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출발하여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하던 중 만난 풍경 어린 시절 시골 할머니댁에 맡겨져서 지낸 적이 있는데요. 다른 어린이들은 유아원이나 놀이터에 있었을 시간에 저는 사촌동생과 고추밭에서 고추를 따거나, 계곡에서 가재를 잡거나, 할머니가 튀겨준 메뚜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런 기억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시골에 대한 회귀본능 같은 것이 남아 있습니다. 여행을 가도 도시보다 시골을 더 좋아하고, 자연에서 사는 사람들을 굉장히 부러워하곤 합니다. 대리만족을 무한정 느낀 책, 마스다 미리의 '주말엔 숲으로' 입니다. 번역가인 하야카와(책의 주인공)는 근교 시골로 이사하여 생활을 시작합니다. 주말엔 친구들이 가끔 놀러와 함께 숲을 산책하기도 합니다. 물론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고, 문명사회와 연을 끊고 자연인이 된 것도 아닙니다. 단지 삶의 터전이 숲과 가까운 시골로 옮겨 왔을 뿐. ▲ 핀란드 헤멘린나에서 출발하여 헬싱키로 향하던 중 만난 풍경 '주말엔 숲으로' 를 읽으며, 살고 싶은 숲과 집의 모습을 상상하며, 그림에 담아보고 싶단 생각을 하다보니... 문득 북유럽 기차 창밖으로 스쳐간 집들이 떠올랐습니다. 창밖을 바라보며, '저런 집에서 몇 주만이라도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차례... ▲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출발하여 노르웨이 오슬로로 향하던 중 만난 풍경 집 앞에는 호수나 강이 잔잔히 흐르고, 뒤로는 침엽수림이 빽빽한. 가벼운 산책으로도 쉽게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 장소. 기차 안에서 '저기가 최적이야!'라 생각한 곳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보스(Voss)라는 도시에서 베르겐(Bergen)으로 향하던 중에 만났습니다. ▲ 노르웨이 에방게르(Evanger) 부러운 마음까지 손그림으로 담아보기로 합니다. 이번 손그림은 몬마 도모히사 作 '풍경 스케치 여행'이 선생님입니다. 책에는 수채색연필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이 나와 있어서, 하나씩 시도해 보았습니다. 우선 펜과 연필로 윤곽을 잡고. 색연필 이용법 1. 강의 물색을 내봅니다. 우선 파란색 수채색연필로 강의 어두운 부분을 칠하고 다른 부분에 물이 튀지 않도록 신문지로 덮은 다음, 분무기로 뿌려줍니다. 그림이 마르면, 진한 남색 등의 색연필로 물결을 처리합니다. 색연필 이용법 2. 구름이 있는 하늘을 그려봅니다. 하늘에 깊이감을 주기 위해 위쪽은 진한 코발트 블루로, 아래쪽은 하늘색으로 칠합니다. 그리곤 물을 묻힌 붓으로 쓱쓱. 물이 마르기 전에 휴지로 스르륵. 구름이 만들어집니다. 색연필 이용법 2. 구름이 있는 하늘을 그려봅니다. 하늘에 깊이감을 주기 위해 위쪽은 진한 코발트 블루로, 아래쪽은 하늘색으로 칠합니다. 그리곤 물을 묻힌 붓으로 쓱쓱. 물이 마르기 전에 휴지로 스르륵. 구름이 만들어집니다. 색연필 이용법 4. 산에 서 있는 촘촘한 나무들을 표현하고자 합니다. 전에도 몇 차례 써 본 적이 있으나, 이 방법의 가장 적합한 장소는 역시 '숲'이었습니다. 수채색연필의 끝에 물을 묻혀 산에 점을 찍듯 칠해 주면 '숲'이 완성됩니다. 무려 네 가지 방법이나 이용해 본 그림. 좀 더 숙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딘지도 모른 채 사진에 담겨 모델이 된 이 하얀 건물은 구글링을 해 보니... 노르웨이 보스에 있는 에방게르(Evanger) 마을의 교회라고 합니다. 1851년에 나무로 지어진 건물로 250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해요. 살고 싶은 집이라 여겼는데, 교회였군요. 숲과 관련된 또 하나의 책.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고 있습니다. 무려 170년이나 전인 1845년 3월. 작가 소로는 문명사회로부터 벗어나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1847년 9월까지 그곳에서 자급자족하며 홀로 지냅니다. 호숫가 숲 속에서 보낸 2년 2개월 2일 간의 기록이 바로 '월든'이라는 책에 담긴 것입니다. 1845년의 문명사회라는 것이 비판할 정도로 발전했었는가? 의문이 들었는데요. 1845년의 문명사회와 지금 문명사회의 간극, 소로가 현재를 보게 된다면 얼마나 더 골짜기로 들어갈지... 엉뚱한 생각을 하다 보니 독서의 속도가 나질 않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울 좋은 시련과 삶의 거친 노동을 감내해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한 나머지, 인생에서 보다 소중한 결실을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 p.12-13 헨리 데이비드 소로 作, '월든' (펭귄클래식코리아) 中 제가 원하는 것이 혹시 '숲 속에서의 삶'이 아니라, 혹시 '일에 대한 집착으로부터의 해방'이었나?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월든'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사실 오리지널 표지 때문인데요... 소로의 여동생이 그렸다고 합니다. 이번 손그림과 비슷한 느낌이지 않나요? ^^ ▲ Original title page of Walden featuring a picture drawn by Thoreau's sister Sophia. ⓒ public domain (또 나만 그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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