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공주들의 전국 속 그곳] 아즈치성(安土城跡)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죽여버려라 - 오다 노부나가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하라 - 도요토미 히데요시
두견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려라 - 도쿠가와 이에야스
<대망>은 이들 3인의 인생과 전쟁 이야기가 주요내용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쿠가와이에야스를 비교적 좋아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오다 노부나가의 팬이다.
매정하고 냉정하고 인간미 없는 인물로 묘사되어 있지만,
내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부분을 많이 갖고 있기도 하고,
은연 중에 닮고 싶은, 혹 이미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인지.
일정 중 반나절, 혼자 다닐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나는 당연 오미하치만시 아즈치(安土)를 택했다.
이유는 딱 한 가지.
노부나가 유적이 많기 때문이었다.
Azuchicho Kamitoyoura
Ōmihachiman, Shiga, Japan
아즈치역에서 내리니, 비가 많이 내리고 있었고,
캐리어를 맡길 수 있는 코인락커는 문구점에 있었다.
(정말 학교에서 쓰던 락커, 열쇠로 잠그고 여는...)
이곳에서 반나절을 보내며, '본' 사람은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였고, 1년이 지난 지금도 얼굴이 다 기억이 날 정도.
그런 곳이었다.
와. 마음에 든다 이곳 -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아즈치성터.
방문객이 나밖에 없었다..
비가 내려 미끄럽고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다 보니,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이 곳을 올랐을 지,
또 이 곳에 성을 세운 우두머리의 위력은 어느 정도 였을 지 상상해 보게 된다.
▲ 히데요시의 집터.
계단을 오를 때마다 누군가 숲에서 튀어 나오진 않을 까 등골이 오싹오싹하여 조금 올라가다 내려왔다.
성의 흔적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아 크나큰 아쉬움을 안고 천수각을 모형으로 보존 해둔
노부나가관과 아즈치성고고학박물관을 향해 걸어갔다.
걸어가기 전에 아즈치성지 매표소에 아주머니 한 분이 앉아 계셔서, 박물관까지 혹시 버스가 있는지, 택시 타는 곳이 있는지 물으니 여기 성곽 올라갔다 내려올 정도 체력이 있으면 차를 안타도 된다며 가는 길을 알려주신다.
(윽... 실은 무서워서 다 못 올라갔다 왔어요 아주머니.. )
800 Azuchicho Kuwanomiji
Ōmihachiman, Shiga 521-1321
〒521-1311
滋賀県近江八幡市安土町下豊浦6678
그리고 여기서부터 나의 행복한 기억.
그리다!
고고학박물관과, 노부나가의 관으로 향하는 논길.
어떻게 이런 투명한 연둣빛을 낼 수가 있는지.
자연의 색감에 매료되어 이 길위에
내가 서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음악도 들을 까 하다가...
연둣빛을 가로 질러 지나가는 기찻소리 땡땡땡
이 작은 풀들을 스쳐 지나가는 바람소리 스르르
이런 소리들을 놓칠 수 없어서 이어폰은 주머니에 넣었다.
노부나가가 그의 부하였던 아케치 미쓰히데의 반란으로 자결한 이 후 아즈치성은 모두 소각되었다.
현재 남은 것은 성벽 일부 정도. 실망감을 안고 찾아간 노부나가관에 거대한 천수각과 내부 모습이 일부 복원되어있어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인형으로도 만들어져 있다!
교통이 불편했던 덕분에, 싱그러운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천천히 걸을 수 있었고,
점심식사를 한 식당 아주머니의 친절을 감사히 받을 수 있었고(역으로 돌아갈 방도가 없어, 콜택시를 불러주셨다),
택시 아저씨와도 재미난 역사이야기도 나눴고,
전차시간이 많이 남아 (마실처럼 쓰이는 듯한) 관광안내소에서 두 분의 어르신과 이 마을의 미래에 대해 (나는 왜 끼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모두 연두빛 싱그러운 미소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 택시에 잘 탔는 지 확인해 주시는, 식당 아주머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