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aco

굉장히 화려하고 부유함이 묻어나는 도시임에도 

왕궁이 소박하기에 더욱 멋진 나라

세계에서 2번째로 작은

모나코를 방문하다


세기의 결혼식인가, 세기의 마케팅인가?

마케팅의 천재였던 오나시스는 레니에르 3세가 미국의 유명 여배우와 결혼하면 미국의 관광객을 유치하여 악화된 재정 상태를 회복할 수 있을 거이라 믿었다. 그는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미국 국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배우 그레이스 켈리를 낙점…

부유한 나라의 호사스러움과 세기의 러브스토리는 모나코의 대표 이미지로 남아 로맨틱한 이미지에 신비로움까지 풍긴다.

- p.283- 285 -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 中 (장다혜作 | 앨리스)

모나코하면 그레이스 켈리, 그레이스 켈리하면 모나코. 모나코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켈리와 모나코 왕자의 러브 스토리. 그 러브스토리 때문에 모나코 여행은 환상을 가지고 떠나기 쉽지만, 나는 <프로방스에서 느릿느릿>을 읽고는 결혼식의 담겼던 상업적 냄새(?)에 다소 실망을 안고 떠났다. 

기대가 크게 않았던 탓인가? 굉장히 만족한 여행지였다.

니스에서 타고간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받은 나라의 인상은?

'저 사람 부내난다'하는 사람이 있는데… 국가가 '참 부내가 난다!'

거리를 걷고 있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깔끔하고 여유로워 보인다. 도로의 차들은 대부분 아우디, 페라리 (특히 빨간 스포츠카가 많다) 등이다. 

신호등도 별로 없다. 붕붕대며 달리는 차들이 신호등이 없어도 무조건 보행자 중심이다. 찻길을 건너고자 하는 사람이 있으면, 차는 자연스레 멈춘다.

그레이스켈리가 교통사고로 운명했는데, 그 사고에 ‘혹시 뒷이야기가 있는 거 아니야?’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도시 전반이 안전해 보였다.

모나코 왕궁은 레고로 만든 귀여운 집과 같이 소박하고 깔끔하다. 근위병도 영국근위병처럼 위엄하지도 불편하지도 않다. 그냥 레고의 한 인형 같다. ‘정말 안에 왕실이 있긴 한 건가?’ 싶다.

그레이스 캘리는 레니에르 3세를 3번 만나보고 이곳으로 시집을 왔다고 한다. 켈리는 이곳에 와서 살게 되면서 크게 실망하진 않았을까? '뭐야 왕비가 되는데 이렇게 작은 집에서 사는 거야?'  엉뚱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 정도로 소박하다니까.

왕궁 앞 풍경은 지중해의 아름다운 햇살을 받아 현실감이 없을 정도로 빛나고 있다. 어린 시절 가지고 놀았던 바비인형의 집을 떠올리게 하는 색감과 모양이다.

반 면 왕궁을 돌아나와 들어간 성당은 굉장했다. 남프랑스에서 여러 곳의 성당을 가보았는데 모나코의 성당이 가장 '울컥한 느낌'이 있었다.

빨간 촛불이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고, 2013년이 몇 시간 남지 않았었다. (이미 한국은 새해가 밝아 새해인사를 주고받는 카톡이 오고 가고 있었다.) 한 해를 아름다운 곳에서 마무리하기 때문일 까. 괜히 2013년을 어떻게 보내 왔는지… 하나하나 되돌아 보게 한다.

꼬마아이도 촛불이 예쁜지 계속 만지려 하고 있었다. 성당 앞 중앙에는 왕실 가족들이 누워 있는 관이 빙그르르 둘러있었다. 꼬마 아이와 이 관을 함께 바라보니 더 생각이 많고 깊어지면서… 기분이 더욱 가라 앉았다.

항구에는 개인요트가 가득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테라스에는 예쁜 식탁과 꽃이 놓여 있고, 줄무늬커튼이 드리워져 있다. 

일요일 아침에 눈을 떠서, 바다를 한참 바라보다가,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고 '날씨가 좋으니 바다에 한번 나가볼까'하며 샌드위치 등을 바구니에 담아 요트를 타고 바다로 향하는... 그런 삶을 살 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허황된 상상만으로도 조금 행복해졌다.

(+) 모나코의 마르셰 드 노엘 (Marches de No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