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북경에 가다 (버트런드 러셀 作)

 중국 정부(적어도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는 이미 충분한 시설과 인력을 마련하여 북경에 대학교를 설립했는데, 이것은 ‘북경대학교’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었다. 

감리교 선교사들이 자신들이 세운 학교에 ‘북경대학교’라는 이름을 붙이면서, 기존의 대학교는 ‘국립대학교'로 이름을 바꾸어야 했다. 이것은 고풍을 지키는 중국인들이 유교를 가르칠 목적으로 런던에 학교를 세우고, '런던 대학교’에게 그 이름을 자신들에게

 넘기라고 강요하는 것에 견줄만한 사건이었다.. 

 p. 368  러셀, 북경에 가다 (버트런드 러셀 作) 中

– 북경대학교 (北京大学) 

 北京市海淀区颐和园路5号

중국의 최고의 대학이라고 불리는 곳을 한 번 가보고 싶어서 방문하였다. 입구에서부터 통제를 당한다. 어찌나 콧대가 높은 지 여권을 제출하고 입교증을 받아야 학교에 들어가 참관을 할 수 있단다. 줄을 서려고 보니, 도저히 저 많은 사람들과 살을 부대끼며 서 있을 수가 없다. 기온은 36도. 

들어가기를 포기하고 택시를 잡았는데, 화가 난다. 대학 다닐 때, 우리 학교 정문에서 사진을 찍으면 딸이 고위층에 시집간다는 이상한 소문이 중국에서 퍼져, 등하교 길에 여러 번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학생과 같이 사진을 찍으면 더 효과가 좋다나 뭐라나) 그런 친절을 수 차례 베풀었는데, 정작 이곳에서는 정문에서 들어가보지도 못 하니… 억울한 마음을 누를 수가 없었다.

나에 비하여 러셀은 중국, 중국인들에 대해 큰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은 쓰여진지 이미 90년이 넘었는데, 러셀이 북경에서 지내며 느낀 바를 서술하고, 그리고 또 애정어린 시선으로 중국의 당시 문제점을 분석하고, 나아가야 할 방향도 제시한다. 그가 말한 방향성을 염두하고 여행을 해보니, 이미 중국이 이룬 것도 있고, 본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 중국인들의 기질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