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언 잭 양파 같은 나라 영국 이야기 (김진형作)
p. 257 피쉬앤칩스는 대구나 가자미 같은 북해산 흰살생선을 기름에 튀겨서, 프렌치 프라이보다 훨씬 두툼하게 썬 감자튀김(칩)을 곁들어 먹는 서민 요리의 대명사다. 피시앤칩스 가게에는 으레 케첩도 있지만, 케첩보다 피시앤칩스와 궁합이 좋다는 소금과 식초를 쳐서 먹어야 진짜 영국인이다.
피쉬앤칩스도 요리라고 할 수 있을까?
영국에 가기 전에 이것저것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영국에서는 PUB에 가서 피쉬앤칩스와 맥주를 맛보지 않고서는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를 돌다 와도 의미가 없다는...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었다.
내가 영국에서 맛본 피쉬앤칩스는 빅벤 바로 건너편에 있는 작은 음식점에서 였는데, 음... 뭐랄까?
식사로 하기엔 양이 부족하고, 또 간식으로 먹기엔 기름이 많아 칼로리가 꽤 되고,
정식요리라고 하기엔 너무 손이 덜가고, 그렇다고 패스트푸드라 하기엔 영양소가 부족함이 없어 보이고, (특히 야채도 조금씩 곁들여 나오니까)
맛이 있다고 하기엔 한국인입맛에 너무 느끼하고, 맛이 없다고 하기엔 생선까스랑 비슷하잖아? 생각이 들고...
무언가 정의 내리긴 어려운 요리였다.
맥주와 어울리는 것 만큼은 완벽 동의!
미리 책을 자세히 읽고 갔으면 케첩 대신 소금과 식초를 쳐서 먹는 건데... 하는 아쉬움도 남았다. (나는 식초 매니아다)
영국에서 별다른 감흥 없이 끝난 피쉬앤칩스.
사실 피쉬앤칩스가 정말 맛있다!고 느낀 것은 조상이 영국인인 국가, 호주에서였다.
저비스베이에서 돌고래를 보기 위해 보트에 탑승하기전 RSL클럽에서 피쉬앤칩스를 먹었는데, 두툼한 생선에서 튀겼음에도 불구하고 신선함이 느껴졌다.
감자도 버거킹이나 맥도날드에서 자주 먹는 눅눅한 감자가 아니라 두툼하게 썰어 바삭하게 잘 튀긴 것이었다.
양도 영국에 배는 되었다. (물론 사람들의 평균 체중도 배는 될 것 같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감자를 위한 케첩, 생선튀김을 위한 타르타르 소스, 야채들를 위한 드레싱이 '무시무시하게 큰 통'에 담겨 있었다.
다들 소스를 듬뿍 쳐서 먹는 듯 했다.
사실, 영국이나 호주나 정말 맛있다! 할 만한 '요리'가 없었던 것은 사실인 듯.
(물론 영국 맥주, 호주 스테이크는 최고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