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슬로보트 (무라카미 하루키作)
내가 잔디를 깎았던 게 열여덟인가 열아홉 살 때쯤이니까 벌써 십사오 년 전인 셈이다. 상당히 옛날이다...
짐 모리슨이 <라이트 마이 파이어>를 노래하고 폴 메카드니가 <롱 앤드 와인딩 로드>를 노래하던 시절...
-p.139 중국행 슬로보트 '오후의 마지막 잔디' (무라카미 하루키作 | 출판사 문학동네) 中
재밌는 단편들이었다.
단편소설을 별로 안 좋아하는 나의 편견을 처절하게 깨부셔준 책이기도 하다.
'오후의 마지막 잔디' 내용은 이야기 해버리면 단편이기 때문에 안 될 것 같고,
잔디깎이 하면 오슬로에서의 한 장면이 떠올라, 책갈피를 해 두었다.
노르웨이는 남녀평등 국가로 유명하다. 남녀평등지수 1,2위를 다투고, 임신한 여성 근로자는 임금의 80%를 받으면서도 장기간의 출산 휴가를 받을 수 있다.
직업의 귀천도 적어, 한국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
오슬로 왕궁에 가니, 인상적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달달거리는 기계를 타고 잔디를 깎는 아주머니다.
귀에 큰 헤드폰을 끼고, 엄청난 진동을 견디며 잔디를 깎고 있다.
한국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다.
이 장면이 떠올라, 보다 생생하게 이 단편을 마음에 담을 수 있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