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정 문어발 (다나베 세이코 作)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원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 모음집.
'춘정 문어발'
오사카 출신의 작가가 관서지방 요리이야기와 연애이야기를 맛깔 나게 풀어냈다.
소설을 읽는 내내 허기짐에 시달린다.
"맛을 좀 봐요. 파를 먹으면 맛을 잘 알 수 있어요."
..."맛있어. 옛부터 전해 내려온 살아 있는 스키야키야. 이건, 이건 정말."
쓰루지는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유리에는 어머니와 같은 맛을 냈다.
p.109 ‘춘정 문어발’ (다나베 세이코 作 | 서혜영 옮김 | 작가정신) 中
그 중 '인정 스키야키 이야기' 편을 읽으며 스키야키가 너무 먹어보고 싶어졌다.
도쿄 여자와 결혼한 부잣집 도련님이 '오사카식' 스키야기에 집착하는 이야기인데,
소설 내용도 흥미롭고, 스키야키에 대한 묘사가 정말 배고프게 만든다.
책을 통해 알았는데, 관서지방 스키야키는 남은 소스에 ‘우동’보다는 ‘밥’이란다.
소설 내용 중 흥미로웠던 장면 중 하나.
도쿄 출신 아내와 장모님이 이 스키야키 밥을 보고,
고양이밥이라 비하하고 가끔은 버려버려, 주인공이 굉장히 화를 내는 장면.
음식이란 관계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인 것 같다.
몇 주간 ‘스키야키 앓이’를 하다,
드디어! ‘대망의 스키야키’를 먹게 되었다.
스키야키가 맛있다는 강남의 한 식당을 찾아갔는데,
방송에도 나온 곳이었다.
풍성한 야채와 좋은 고기를 함께 날계란에 찍어 먹는다.
달달한 양념이 젓가락을 멈추지 않게 했다.
날계란은 뜨거운 고기와 야채를 식히는 역할이라고 하는데,
스키야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밥이 다 떨어졌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우동을 비벼먹었다.
하지만 우동도 별미다.
야채와 고기의 액기스만 남은 소스에 버무린 것이니.
그럴 만도.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남자친구가 기묘한 이야기 스키야키 편을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여,
함께 보았다.
전차남 이토 아츠시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이상의 스키야키’.
상견례로 신부가 될 여자친구 집에 찾아간 남성이 스키야키를 대접 받으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주인공이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스키야키는 다음과 같다.
1. 우지(소 비계)를 냄비에 바른다.
2. 얇게 썬 소고기를 냄비에 올린 후 설탕을 뿌린다.
3. 간장과 술을 붓는다.
4. 파, 구운 두부, 곤약, 표고버섯, 팽이버섯을 올리는데,
이때 각도가 고기 60도, 파 70도, 구운 두부 90도, 곤약 60도, 표고버섯 50도, 팽이버섯이 30도란다.
잉? 우리의 스키야키는…?
이 포인트가 정말 일본인 스럽다 느꼈다.
5. 쑥갓을 넣고 3분간 기다린다.
6. 기다리는 동안 날계란을 풀어둔다.
7. 계란에 찍어 먹는다.
이 부분에 있어서도 먹는 순서에 관해 재미난 이야기가 전개 되는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8. 마지막으로 우동을 넣어 먹는다.
가 정석이나…
드라마에서는 이 단계에서 기묘한 것이 등장한다.
(역시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패스)
남자친구는 고추장과 청양고추를 넣어 먹고 싶다는데,
꽤 좋은 아이디어인 듯 하다.
기묘한 이야기 인트로에도 등장한다.
스키야키의 종류는 가족의 수만큼 이라고.
즉, ‘우리 가족만의 요리’ 라는 것.
스키야키란.
이야기가 많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