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스포츠 (sports)
投稿日: Oct 06, 2013 5:26:50 AM
** 이 글은 하루키의 소설과 수필 몇 권을 읽고,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뽑아 구성한 것입니다.
(저는 비교적 최근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 빠져든 평범한 독자입니다. 최근에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읽진 못했습니다. 또 평범한 독자이기 때문에 문학적으로 작품을 평가할만한 역량은 되지 않습니다. 또 빠져들었기 때문에 다분히 하루키와 그의 작품에 우호적입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독자 분들은 해당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개 문장을 발췌했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데 방해가 되실 수 있습니다. 또 기억력이 많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혹여나 제가 잘 못 기억하고 있거나, 제멋대로 해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루키의 취미는 달리기와 수영이다.
그의 소설 속에는 유독 운동은 (기본적으로) 잘하는 남자 주인공이 많다.
또 운동을 좋아하기 때문에 대부분 다부진 몸을 가지고 있다.
<하루키 일상의 여백>
에세이집 <하루키 일상의 여백>에는 그가 미국 생활을 하면서, 스포츠를 즐긴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는데,
p.105 달리기나 수영을 하는 것 외에, 최근에는 대학 동료인 찰스와 함게 일 주일에 한 번 스쿼시를 하게 되었다.
나는 오랫동안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묵묵히 혼자서 계속할 수 있는 스포츠만 해왔다...
스쿼시는.. 마음이 내킬 때 혼자서 조금식 연습을 할 수도 있어서 부담도 없는 편이다.
이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의 소설 속 남자주인공들이 실제 하루키와 닮은 듯? 하루키가 되고 싶은 남성 캐릭터 인 듯? 하다.
그의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은 대부분 '본인은 그렇게 느끼지 않음'에도 주변인들은 '멋있다' 여긴다.
또 그들 대부분은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고도, '혼자서' 멋있다. (특히 혼자서 즐기는 스포츠에 열중하고 있으니까...)
<하루키 하루키>
하루키가 소설 집필을 결심하게 된 것은 야구장에서 였다.
p.35 전에도 밝힌 적이 있지만, 내가 갑자기 소설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것은 진구 구장의 외야석에서 였다... 스왈로스 구단 창단 이래 29년째에 이르러 처음 거둔 우승이었는데, 나도 마침 스물아홉 살이었다. 그 때 쓴 소설로 나는 문예지의 신인상을 받았다.
물론 <하루키 하루키>의 작가 히라노 요시노부는 야구장 에피소든 작가의 '자신 신격화' 장치라고 말한다.
나는 그래도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잘 된 일들은 항상 그 위에 더 아름다운 미사여구를 덮어 미화시키기 때문이다.
나 같이 겨우 대학에 붙고, 회사에 입사하고 같은 작은 일들도 '신격화'시켜 버리는 데,
하루키 아닌가? 베스트셀러 작가, 그리고 계속해서 노벨상 후보자로 거론되는 인물인데!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1권) p.119 프로야구는 잘 몰랐기 때문에 편의적으로 지금 공격하고 잇는 팀을 응원하고, 수비를 하고 있는 팀을 미워하기로 했다... 투 아웃 주자 2루에서 안타가 터지긴 했지만, 주자가 당황하는 바람에 2루와 3루 사이에서 발이 걸려 넘어져...
이 장면.. 과연 프로야구를 잘 모르는 주인공이 할 만한 이야기인지? 택시에 타서 소리로 야구중계를 들으면 이 정도로 야구정황에 대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역시, 또 '잘 모르지만'이라고 하지만 '잘 아는' 남성이 아닌가?
<이윽고 슬픈 외국어>
p. 232 이 원고를 쓰는 도중에 야쿠르트가 세이부 라이온스를 꺾고 일본 시리즈에서 우승을 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십오 년 만에 일본 최고가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내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첫 소설을 쓴 때가 야쿠르트가 우승했던 해다...
야쿠르트 구단 창설 이십구 년 만의 첫 우승이었고, 나도 정확히 스물아홉 살이었다.
하루키는 이미 야쿠르트 스왈로즈의 15년만의 우승보다 훨씬 전에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버렸으니,
그가 29세 때 야쿠르트의 우승을 경험하고, 그 이후부터는 야쿠르트팀과 하루키의 행로가 많이 달랐다.
야쿠루트 성적이 어떠했는 지 궁금하여 검색해보았다.
검색하던 중 궁금증 하나 발견, 하루키는 고베, 간사이 출신인데 도쿄에 연고를 둔 야쿠르트의 팬이구나?
(야쿠루트 시즌 성적)
1950년-7위, 1951년-5위, 1952년-5위, 1953년-6위, 1954년-5위, 1955년-5위, 1956년-4위, 1957년-4위, 1958년-4위, 1959년-4위,
1960년-6위, 1961년-3위, 1962년-6위, 1963년-4위, 1964년-5위, 1965년-6위, 1966년-5위, 1967년-5위, 1968년-4위, 1969년-5위,
1970년-6위, 1971년-6위, 1972년-4위, 1973년-4위, 1974년-3위, 1975년-4위, 1976년-5위, 1977년-2위, 1978년-1위 (하루키 등단 해), 1979년-6위,
1980년-2위, 1981년-4위, 1982년-6위, 1983년-6위, 1984년-5위, 1985년-6위, 1986년-6위, 1987년-4위, 1988년-5위, 1989년-4위,
1990년-5위, 1991년-3위, 1992년-1위, 1993년-1위(슬픈 외국어를 집필하던 해), 1994년-4위, 1995년-1위, 1996년-4위, 1997년-1위, 1998년-4위, 1999년-4위,
2000년-4위, 2001년-1위, 2002년-2위, 2003년-3위, 2004년-2위, 2005년-4위, 2006년-3위, 2007년-6위, 2008년-5위, 2009년-3위,
2010년-4위, 2011년-2위, 2012년-3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