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 (Nice)

지나온 소박한 도시들 (아를, 아비뇽, 엑스 등)과 비교하니 너무나도 화려하여

오히려 여행의 마지막, 프로방스를 떠나는 사람의 정을 떼려는 도시 같았다.

아비뇽에서 니스로 향하는 남부 프랑스의 지중해는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다른 바다와 달리 정말 초록색은 하나 없이 오로지 파란물감으로 음영을 낸 바다빛이 강렬하다.

니스의 영국인의 산책로라고 불리는 해변은 아침부터 조깅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꿀만한 환상적인 코스였다.

모나코를 가고자 길을 나섰다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어느덧 니스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에 올라 있다.

모나코행 버스정류장을 찾아 가다가 이 산타가 발길을 잡아 ‘잠시 구경하다 가자!’ 하다가…

향기로운 빨래향이 나서 그곳으로 걸어 갔고…

걷다 보니 계단이 나와 ‘조금만 올라가보자’ 해서 펼쳐진 풍경이 바로 니스 전경.

'산타가 우리를 여기로 이끌었어!'

다음날 산타를 처음 만난 골목에 갔는데 산타는 이미 모습을 감추었다.

얼마전에 최후로부터 2번째 사랑 속편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서 보고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속편은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작년 가을에 한 편짜리 스페셜편이 있었는데 '가마쿠라의 세계유산 등재실패' 에피소드를 너무나도 재치있게 전개 하였다.

마침 2013년 여름 후지산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소식을 접하고, 후지산여행의 기억, 이런저런 생각, 괜한 아쉬움 등 이상한 감정에 빠져있었는데, 

드라마 속에서도 치아키가 나가쿠라를 놀릴 때 '후지산은 등재되었다~'고 하는 부분에서 나가쿠라씨에 감정이입하며 혼자 속으로 킥킥거렸다.)

속편을 기대하면서 첫 회를 본 순간. 역시나. 반해 버리고 말았다. 

그 이유에는 바로 첫 회가 프랑스 '니스'에서 전개되는 이야기였기 때문일지도.

여주인공은 시즌2에서 드라마 제작 실무에서 벗어나 부부장으로 승진을 하는 데,

후배들이 어려움을 겪자 직접 작가를 설득하러 파리로 떠난다. 

그러나 오해에서 비롯된 일로 파리에서 할 일이 없어지자, 

결국 니스로 출장을 떠난 나가쿠라와 재회.

첫 재회 장면부터 드라마가 끝나고 마지막에 보여준 에피소드 조각영상들까지... 

장면 한 장 한 장이 불과 3개월 전 내가 스쳐지나간 곳이기에 

개인적인 감격스러움으로 다시 니스사진을 꺼내보며 (얼마되지 않았음에도) 그리움에 젖어 들었다.

니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니스는 눈부셨다.

무엇보다 알프스가 신비로웠다.

니스의 꽃시장 주변에는 해산물 요리집이 많다.

무작정 들어간 곳도 비교적 신선한 해산물로 요리되어서 그런 지 먹을 만 했고,

맛집 담당 동생이 조사해온 홍합피자집은 역시 조사해서 찾아갈 만 했다.

도시가 정을 떼려는 지 떠나기 1시간 전부터 갑자기 흐리더니, 비행기를 타려고 하니 비까지 내린다. 참. 사람 같으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