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영화] 첨밀밀3-소살리토

영화 같은 풍경을 뒤로하고 현실을 마주하다, 소살리토

 

여명과 장만옥 주연의 홍콩 영화 '첨밀밀'의 세 번째 이야기, '소살리토' 

 

  

천재 프로그래머 마이크 (여명)는 어느 날 클럽에서 엘렌(장만옥)을 만나게 된다. 

엘렌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아들 스콧을 홀로 키우며 택시 운전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촉망받던 화가였지만 먹고살기 위해 꿈은 잠시 접어두고, 가끔 벽화를 그리곤 한다. 벽화의 소재는 늘 캘리포니아의 소살리토 풍경.

 

 

 

마이크가 묻는다. 

- 왜 하필 소살리토야?

 

 

엘렌이 답한다. 

- 홍콩의 서경을 닮았어. 

 

 

엘렌이 첫 번째 결혼을 하고 처음 정착한 곳이 홍콩의 서경이고, 그곳을 닮은 곳을 끊임없이 그리는 것이다.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하는 소살리토의 면적은 5.846km², 인구는 약 7천여 명이 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금문교만 건너면 바로 만나볼 수 있는 작은 예술마을이기도 하다.

 

 

도시여행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이틀이란 시간을 보내고자 한 것은 사실 이 영화 탓이었다. 때문에 소살리토 일정은 출발 전 나에게 큰 기대감을 준 듯하다.

소살리토와 홍콩. 둘은 닮은 듯 다른 듯 고급스러웠다. 페리를 타려고 했으나 스케줄이 드문드문하여 가는 편은 우버택시를 타고 도착.

소살리토는 샌프란시스코 시내만큼이나 복작거렸다. 샌프란시스코 시내는 여러 나라에서 온 듯한 관광객뿐 아니라 일요일을 맞이하여 쇼핑을 나온 사람들이 뒤섞여 있었다. 조금은 생활의 향기가 났지만, 소살리토만은 오로지 관광객들만으로 붐비고 있었다. 

 

 

 

소실리토의 중심가엔 사람이 너무 많아 지극히 여행지의 분위기를 너무 내고 있었으므로 (심지어 미국 여행 중 거의 볼 수 없었던 한국발 관광버스도 이곳에서 만났다!) 기억에 남는 것은 택시를 타고 다운타운 쪽으로 내려가며 만난 풍경들.

산 위에서 중심가로 내려가는 산길 구석구석에는 예쁜 집들이 드문드문 놓여있었는데, 휴대폰도 잘 터지지 않아 길을 잃기도 하며 내려갔다.

언덕 위에는 (들어가 보지 않아 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비교적 허황되지 않은 집들이 이웃과 적당한 간격을 두고 서있었다. 시내의 집들이 대부분 다닥다닥 붙어있던 것을 생각하면 은퇴하고 살고 싶은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영화에선 정작 소살리토 풍경이 벽화에 주로 등장한다. 쉽게 얻기 힘든 이상향의 공간처럼 그려낸 것이다. 

 

 

택시에서 내려선 바다가 가까운 중심가를 산책하며 에스프레소와 아이스크림을 간식으로 삼았다. 어딜 가도 긴 줄이 늘어서 있었기 때문에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긴 어려웠다.

소살리토에서의 시간이 여행보단 그곳의 삶에 가까웠길 바랐다.

그러나 어찌 보면 그 시간은 영화 속에서 엘렌이 벽에 그려낸 꿈과 현실의 괴리와도 닮았다.

 

 

 

여행은 꿈이지.

소살리토를 나오는 페리의 갑판에 서서 시원하게 몰아치는 바닷바람에 아쉬움은 날려 버리기로 했다.

 

 

 

INFORMATION

가는법 : 샌프란시스코 페리 빌딩(Ferry Building)에서 출발하는 페리와 Pier 41에서 출발하는 페리가 있다.

시간표 : http://goldengateferry.org/schedules/Sausalito.php 

http://www.blueandgoldfleet.com/ferry/sausali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