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에 (moe)

MOE 속 MOOMIN

 책·영화·드라마 속 그 곳, 그 맛, 그 말

by istandby4u2

작가학교에 참석한 김에 평소 가고 싶었던 그린 팩토리에 들어갔다.

1층에 외국 일러스트 관련 책이 많아 신나게 넘겨 보곤 집으로 돌아와 몇 권은 주문을 했다.

그 중 하나가 'MOE'라는 일본의 일러스트 잡지.

2014년 12월 편이 무려 무민 특집.

심지어 무민 다이어리와 스티커까지 준다.

중고책만 남아 있어 주문을 하고 도착한 책을 펼치니.

게다가 내가 가 본 헬싱키의 아테네움 미술관이 기사로!

책 속 그 곳의 완성.  

여행에선 운 좋은 일이 많다.

보통은 함께한 사람들 덕분에.

서울에서도 신문에 실린 미술전시 광고를 보고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귀찮아 못 가는 나이지만,

핀란드의 미술은커녕 핀란드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나이지만,

지체 없이 헬싱키 역 앞 미술관에 들어간 이유는 

귀여운 무민이 있었기 때문에!

무민 전시회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여행을 함께한 친구 덕분이다.

시장에 가기 위해 호텔을 나서는데,

친구가 "무민이다!!! 작가 탄생 100주년인 가봐. 전시회 하는 건가?" 한다.

시간이 되면 가보자는 데 서로 동의하고 출발.

걷다 보니 우리도 모르게 미술관 앞에 도착.

헬싱키에 있는 핀란드 국립미술관 아테네움은 토베 얀손이 3년간 그림을 배운 미술학교이기도 했다.

전시는 태어나서 본 미술전시 중 가장 재미있고 신났다.

작품의 난해함에 긴장할 필요도, 

때론 예술이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교만에 불편함을 느낄 필요도 없었다.

토베 얀손은 무민 뿐 아니라 유화, 풍경화, 수채화를 비롯, 

각종 매체에 카툰까지 기고 하는 등 굉장히 다작을 한 작가였다.

특히 손그림에 흥미가 막 생기기 시작한 때라,

그림 하나하나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서 연필드로잉을 꼼꼼히 살폈다.

노년에는 추상화도 많이 그렸는데,

그 시기의 조금 어두운 작품들을 제외하곤 모든 작품을 놓칠 수 없었다.

매우 작고 귀여운 배모양의 전시물이 있어 한참을 보다, 

이것도 토베 얀손이 만든 것인지 궁금하여 안내원에게 질문을 했는데.

안내 해주시는 분이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할머님.

본인도 영어를 할 수 없음에 답답해 하시며 한참을 손짓 발짓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주로 핀란드어로)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죄송스러워졌다.

노년에는 추상화도 많이 그렸는데,

그 시기의 조금 어두운 작품들을 제외하곤 모든 작품을 놓칠 수 없었다.

매우 작고 귀여운 배모양의 전시물이 있어 한참을 보다, 

이것도 토베 얀손이 만든 것인지 궁금하여 안내원에게 질문을 했는데.

안내 해주시는 분이 영어를 하나도 못하는 할머님.

본인도 영어를 할 수 없음에 답답해 하시며 한참을 손짓 발짓으로 설명해 주셨는데.  (주로 핀란드어로)

하나도 못 알아 들었다.

죄송스러워졌다.

토베 얀손은 말년에 외딴 섬을 통채로 사서 생활했는데, 

그 곳에서 찍은 듯한 영상이 전시관 내 스크린에 흐르고 있었다.

다소 흐린 날에 동산에서 춤추고 있는 데 그 움직임에서 '예술가의 기운'이 강하게 느껴졌다. 

조금 무서운 느낌도.

마침 핀란드에서 홀로 숲에 들어갈 때,

간단한 스케치라도 남기고자

헤멘린나 시내 문구점에서 무민 공책을 한 권 샀습니다.

이 공책에 무민을 맘껏 그리니, 더욱 행복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