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영화] 카모메식당 (かもめ食堂, 2006)

생활인이 되고 싶었던 내가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항구 시장. 카모메식당의 영화감독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 전 작가 무레 요코에게 의뢰하여 집필한 소설에는 주인공 사치에가 이 시장 주변을 떠도는 갈매기(일본어로 카모메)를 보고 식당이름을 지은 것으로 되어 있다.

항구 시장에는 색색의 채소와 과일이 진열되어 있었다. 관광객도 많았다. 

… 사치에는 푸훗 하고 웃고, 남쪽에 있는 실내 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 p.37 ‘카모메식당’ (무레 요코 作 | 푸른숲)

항구시장에서는 채소나 과일들이 맛있어 보였고, 신선한 생선은 (사치에도 발길을 돌려 찾아간) 실내 시장 올드 마켓 홀(Wanha Kauppahalli)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특히 올드 마켓 안에 수프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지난 일주일간 식사로부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해 갈증을 느껴온 내게 다른 어느 곳 보다 간절한 곳이었다.

 

인기가 많은 곳이라 15분 정도를 기다려서 맛 본 수프! 나는 해산물 수프를, 친구는 독특한 비주얼의 수프를 주문했는데, 둘 다 맛이 굉장히 좋았다. 해산물 수프에는 바다향이 가득한 신선한 해산물이 잔뜩 들어 있었다. 곡물이 다닥다닥 붙은 빵도 맛있어서 (빵은 제한 없이 먹을 수 있다.) ‘수프로 배가 차겠어?’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지도록 배불리 먹었다.

INFORMATION

올드 마켓 홀(Wanha Kauppahalli)

연어, 새우 등 신선한 어패류와 채소를 판매하고 있으며,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카페와 식당도 많다. 수프집 이름은 스오파케티오(Soppakeittiö).

영업시간: 월~금 08:00 ~18:00, 토요일 08:00 ~ 16:00, 일요일 휴무

주소: Hämeentie 1a 00530 Helsinki

홈페이지: http://www.hakaniemenkauppahalli.fi/

영화 ‘카모메식당’의 촬영지도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처럼) 저녁산책을 하면서 외관만 스쳐지나가 보기로 했다. 카모메식당은 헬싱키에서 일본인 여성 사치에가 오니기리를 대표 메뉴로 하는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각자 사연이 있는 손님들이 식당으로 모이며 생기는 소소한 이야기들로 구성된 영화다.

영화촬영지라는 거창한 타이틀이 어울리지 않는 동네의 작은 식당처럼 소박한 곳이었다. 지금은 원래 식당이름인 ‘수오미’로 간판을 다시 걸고 핀란드 요리를 내놓는다고 한다. 워낙 일본인손님들이 북적거린다는 소문을 들어서, 식사는 별로 하고 싶지 않았지만 카타기리 하이리가 묘사한 그곳 주인들의 얼굴은 한번 보고 싶었는데, 토요일은 휴무라 아쉬웠다.

요리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할 때 그 행복하게 웃는 얼굴은 절대 잊을 수 없다. 마치 밥을 갓 지은 밥솥을 열었을 때처럼, 행복한 김이 화악 올라온 뒤 나타나는 웃는 얼굴은 반짝반짝 하얗게 빛났다. 갓 지은 밥처럼 웃는 사람들이 만든 요리가 맛없을 리 없다.

- p.50  ‘나의 핀란드여행’ 중에서(카타기리 하이리 作 | 은행나무)

영화에서 또 하나 인상 깊었던 장면, 주인공들이 모두 선글라스를 쓰고 카페에 나란히 앉아 광합성을 하는 신이 있다. 친구와 나는 이번 여행의 마지막을 이 장면이 촬영된 카페 우르술라에서 화이트와인 한잔과 새우 오픈샌드위치로 마무리 하기로 했다.

연한핑크. 아이보리. 희미한블루…

 

우리는 카페 우스룰라에 앉아 은은한 색을 내뿜으며 가라앉고 있는 석양을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여행이 끝나고 진짜 ‘생활전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에 정말 슬펐다.

 

INFORMATION

카페 우르술라 (Cafe Ursula)

커피, 맥주, 와인 등의 음료 뿐 아니라 오픈샌드위치, 시나몬롤 등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영업시간: 매일 오전 9:00 ~ 오후 10:00

주소: Ehrenströmsvägen 3 00140 Helsingfors

홈페이지: http://www.ursula.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