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모도, <남쪽으로 튀어> 촬영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남쪽으로 튀어>. 

소설도 읽고 일본에서 제작된 영화도 보고,

한국에서 각색되어 만들어진 영화로도 보았다. 

세 개 모두 매력있는 작품들이었다. 기본적인 줄거리는 같다. 

부당한 일은 참지 못하고 불의를 모른채하지 않는 정의의 사나이 아버지. 

티비 수신료는 국가의 착취라며 내지 않고 저항하며, 학교의 수학여행 비용이 부당하다며 학교에 찾아와 깽판(?)을 치기도 한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갑자기 가족들에게 '이 나라 국민을 할 수 없다'며 남쪽으로 떠나자! 고 한다. 

그렇게 떠나 정착한 섬이 일본의 경우 오키나와 쪽에 있는 이리오모테섬, 한국의 경우 청산도 쪽에 있는 대모도.

(한국에서 각색된 영화는 대모도에서 촬영되었다. 정확한 위치는 완도군 청산면 모도리.) 

영화를 보며,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청산도에 갈 기회가 생겨 (비록 내려보진 못해지만), 

배 위에서 나마 대모도를 구경할 수 있었다. 

청산도에 들어가고 나오는 배는 보통 완도에서 50분 직행편이 있는데, 나올땐 여러 섬을 거쳐 2시간 정도 소요되는 배를 타고 나와 대모도를 구경해볼 수 있었다.

여서도에서 청산도를 거쳐 대모도, 소모도, 완도에 들어가는 섬사랑 7호. 

(청산도에서 완도까지 편도 5,500원. 배시간은 시즌에 따라 상이하므로 완도 여객선터미널이나 도청한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나는 오전 11시경 청산도를 출발하여 1시에 완도에 도착한 배에 탔다. )

대모도는 정말 파라다이스라 불림직한 조용하고 한적한 섬이었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섬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고, 

'잠깐이라도 내려 돌아보면 참 좋겠다' 싶었으나, 

하루에 한 편 밖에 배편이 없음에 아쉬운 발걸음(뱃걸음?)을 돌려야했다.

한국영화 <남쪽으로 튀어>의 가족들은 이곳에 와서 농사도 짓고 물고기도 잡고 또 인심 좋은 이웃들의 도움을 받아 생계를 꾸린다. 

아이들은 전교생이 10명도 되지 않은 학교를 다닌다. 

▲ 대모도 모동(동쪽마을) 풍경

▲ 대모도 모서(서쪽마을) 풍경

대모도는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 한다. 

갑판에서 섬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대모도에서 낚시를 하고 있던 사람에게 우리가 타고 있는 배선장(이라고 하기엔 조금 어울리지 않는 포스. 

뱃사공이란 단어가 더욱 어울리는 분이었다. ^^)이 소리친다. 

'들어올려! 들어올려!' 

우와~! 대어가 낚였다!!!! 

어떻게 아셨지? 

낚시하던 사람들도 어리둥절! 

역시 바다위에서 수십년을 보냈을 선장님의 안목이란.

대모도 바로 옆에 있는 소모도는 더욱 아담했다. 

거의 몇 가구 안 살고 있는 듯 했고, 할머니들이 배에 많이 타고 내렸다.

▲ 섬사랑7호에 탑승하시는 소모도 할머님들.

대모도, 소모도 모두 앞바다가 에메랄드 빛과 짙은 남색이 뒤섞여 남쪽나라의 기분이 물씬난다. 

섬은 '띠'가 많아 모도(茅島)라 이름 붙었다고 한다. '띠섬'이라고도 불린다.

벼과인 띠는 이삭을 볶아 먹기도 하고, 잎으로는 지붕을 올리기도 하고, 뿌리로는 지혈도 할 수 있는 고마운 식물이라고 한다. 

밖에서 바라만 보아서 섬에 정말 띠가 많은 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실제로 봐도 벼랑 구별도 못할 테지만) 풀이 무성한 맑은 자연이 보존된 곳임은 분명했다. 

영화에서는 관광개발업자들이 이 섬에 리조트를 세우기 위해 용역깡패들이 들어오고, 주인공들이 살고 있던 집이 강제철거의 위기에 놓인다.

아버지 최해갑(김윤식 分)이 맨손으로 이들과 맞서게 된다.

나 역시 실제 이 섬을 빙둘러 보니 오염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특히 소모도 부근에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잔뜩 버린 듯한 쓰레기가 보였는데 너무 속상했다. 

▲각종 병들이 널부러져 있다.

원작의 모델이 된 섬으로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내년에나 가 볼 수 있으려나. 이리오모테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