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와 자동차 (car)

投稿日: Oct 05, 2013 2:50:52 PM

** 이 글은 하루키의 소설과 수필 몇 권을 읽고, 그의 작품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뽑아 구성한 것입니다.

(저는 비교적 최근에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 빠져든 평범한 독자입니다. 최근에 읽기 시작했기 때문에, 하루키의 모든 작품을 읽진 못했습니다. 또 평범한 독자이기 때문에 문학적으로 작품을 평가할만한 역량은 되지 않습니다. 또 빠져들었기 때문에 다분히 하루키와 그의 작품에 우호적입니다.

스포일러가 싫으신 독자 분들은 해당 글을 읽지 않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몇 개 문장을 발췌했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 데 방해가 되실 수 있습니다. 또 기억력이 많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혹여나 제가 잘 못 기억하고 있거나, 제멋대로 해석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 자동차 사진출처: 폭스바겐 코리아 홈페이지 뉴골프 

하루키의 수필 <이윽고 슬픈 외국어>를 읽다보면, 자동차에 대한 하루키의 생각를 정리한 에세이가 하나 있다.

본인 말로는 기술적인 것은 잘 모르니, 감각적인 설명밖에 할 수 없다고 하지만, 

읽어보면 꽤 수긍이 갈 만한, 또 '아 왠지 그럴 것 같아!' 싶은 표현과 설명들이 많다.

p.143  (하루키가 구입한 폭스바겐 차) 유럽에서 타야 기분 좋을 차다... 

고속도로에서 쌩쌩 달려보면 스티어링과 브레이크의 우수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솔직히 말해 미국에서 타면 그다지 메리트가 없다.

하루키는 미국에서 폭스바겐 차를 차서 직접 타고 다니며, '유럽에서 타기 좋은 차'라는 나름의 평가를 내리는데... 

그래서 <색채가 없는...>의 주인공 다자키 쓰쿠루가 북유럽을 방문 했을 때 폭스바겐을 렌트하여 태운 것는 아닌지?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p. 313 “차를 예약해 두었어요. 아직 2000킬로미터밖에 달리지 않은 폭스바겐 골프에요…

다른 이야기이지만, 서두에 언급한 에세이집에 보면 하루키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본인이 소설가가 되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떠났다고. 주변인들의 이야기를 가지고 소설을 쓸까봐 걱정되었기 때문이라나? 

하지만 하루키가 그렇게 글을 쓰진 않는다는 것을 알고 다시 돌아왔다는 이야기.

그런데 <색채가 없는...>에 보면 폭스바겐을 빌려 핀란드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것은 본인이 직접 몰아본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문장 아닌가? 

주변인들이 걱정할 법도 한 듯.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p.20 쥐의 검은색 피아트 600에 함께 타게 되었는 지 전혀 기억 나지 않는다… 내가 충격에서 깨어나 부서진 문짝을 발로 걷어차고 밖으로 나오자, 피아트의 보닛 커버는 10미터가량 앞쪽의…

주인공은 ‘쥐’라는 별명을 가진 친구와 만취한 채 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다.부상은 없다. 

이 장면이 전체 스토리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기억이 나질 않고, 필요했나? 싶다. 

사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라는 작품은 첫 작품이어서 그런지 ‘으잉?’ 싶은 장면이 꽤 많다. 

물론 전문가들이 읽으면 다 의미가 있는 장면이겠지만, 나같이 평범한 독자에게는 직관적으로 다가 오지 않는데,이 사고 장면 역시 젊은 날의 ‘객기’를 표현한 것인가? 정도가 나의 소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