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리] 일본의 평범한 맛을 찾아 떠나는 여행 (2013.7)

일본음식하면 보통 스시, 우동, 소바 등이 잘 알려져 있고 여행자들도 보통 이런 메뉴를 자주 찾는다. 그러나 정말로 일본인들이 평소에 가정에서 먹는 소박한 요리, 하지만 한국인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요리, 혹은 미~묘하게 다른 요리를 이번 여정에서 맛보았다.

(물론 사람마다 경험치가 다르니 생소하지 않을 수 있다!)

 

밥에 물 말아 먹는 것이 요리라고? - 오차즈케「お茶漬け」

가끔 입맛이 없을 때 찬밥에 물 말아서 김치를 얹어 먹으면 맛이 좋다. 그런 소박한 음식에 거창한 이름을 붙인 요리가 오차즈케다. 흰 밥 위에 우메보시나 연어구이 혹은 명란젓를 올린 후 차를 부어 후루룩 마신다. 소박하지만 적당히 짭짤하여 식욕을 돋운다. 처음엔 뭐 이런 음식까지 사먹나 싶은 데 여행 첫째 날, 오쓰시의 한 이자카야에서 먹어보니 꽤나 먹을 만했다. (비록 무지하게 짰지만) 짭짤함에 매료되었나? 나도 모르게 호텔 조식에서도 찾게되었다.

 

한국과 조금 다른 된장국 – 미소시루「味噌汁」

한국에서는 된장에 호박, 두부, 고기와 각종 야채, 양념을 넣어 걸쭉하게 찌개로 끓여 먹지만, 일본에서는 끓인 물에 된장을 살짝 풀어 미역, 버섯, 파 정도만 넣어 국으로 먹는다. 된장찌개, 미소시루, 둘 다 맛있지만 비교적 만들기 편리해서 인지 일본여행 중 매끼 미소시루를 마신 것 같다. 간단하여 비슷해 보이지만 어떤 된장을 쓰냐, 물의 비율을 어떻게 조정하냐 등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 맛있는 미소시루를 발견하면 감탄하게 된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이 좋았던 미소시루는 특별한 곳이 아닌, 호텔조식 미소시루였다.

 

짜지 않고 달짝지근한 – 타마고야키 「卵焼き、계란말이」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도시락의 기본반찬으로 계란말이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의 계란말이는 소금보단 설탕으로 간을 하는 데 다름이 있다. 처음엔 반찬이 달아서 이상하단 느낌이 있지만 먹으면 먹을 수록 짭짤한 한국 계란말이보다 매력이 느껴진다. 스시집에도 가장 저렴한 메뉴로 타마고야키가 올라간 스시가 있는데, 의외로 타마고야키스시를 잘 만드는 집이 우수한 스시집으로 인정받기도 한단다. 간단해 보이지만 다시마국물과 설탕을 적당한 비율로 섞어 내는 간의 차이, 또 층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요리기술력이 맛에 크게 좌우한다고 하니 신기한 노릇이다. (한국에선 가장 기본 반찬 아닌가!) 층이 잘 안 생기게 하기 위해선 계란을 풀어 한차례 채로 거른다고 한다. 신기하게도 계란말이는 대한항공 기내식으로 나온 벤또가 가장 맛있었다!

청국장 좋아하는 한국인도 혀를 내두르는 – 낫또「納豆」

이번 여행에서 매일 아침 호텔 조식 때마다 먹은 낫또는 싫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만, 한 번 매력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는 구수한 맛을 가지고 있다. 여러 번 젓가락으로 휘저어 끈적끈적하게 만들 수록 맛이 좋다고 하여 나는 한 40-50번 정도를 저어 밥에 올려 먹는다. 하지만 정말 맛있게 먹으려면 100번 정도 휘둘러야 맛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 경우 너무 끈적거려서 먹기 불편하다.) 나는 일본에서 유학할 때 빵에 낫또를 바른 후 치즈를 올려 오븐에 구어 먹기도 하였는데, 이 레시피를 듣는 순간 청국장을 잘 먹는 한국사람들도 인상을 찌푸린다! 듣고 보기보단 맛있으니 한 번 시도해 보셔도 좋을 듯^^

 

일본의 김치로 불리는 – 츠케모노「漬物」

츠케모노로 불리는 것들은 한국의 김치만큼이나 종류가 많다. 오이, 무 등 다양한 야채를 소금에 절여 만들면 츠케모노가 되고 매실을 절여 만든 우메보시도 츠케모노의 하나다. 한국요리에서 기본으로 김치는 꼭 먹듯 일본 가정식에서도 기본으로 1-2종 정도는 맛볼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 운이 좋아 가이세키(에도시대부터 연회요리에 이용하는 정식요리이다.)요리도 맛볼 수 있었는데, 거기에서 나온 츠케모노가 일품이었다! 생선이나 고기와 함께 먹으니 느끼한 맛이 없어졌다!